찬양을 부르면서 정작 가사의 의미를 잊고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찬양대에서 「God So Loved the World」를 처음 연습했을 때 저는 하나님의 사랑보다 악보에 먼저 눈이 갔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음이 올라가는지, 다른 성부와 음정이 잘 맞는지, 호흡은 어디에서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God so loved the world.”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셨다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었습니다.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다르게 들렸습니다.'세상'이라는 말 안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그때부터 이 곡을 조금 다르게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소리를 내는 ..
찬양대에서 오랫동안 섬기다 보면 한 번쯤 흔들리는 순간이 옵니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은 그 순간 말입니다. 「찬양의 도구되리(Instruments of Praise)」는 바로 그 질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곡입니다. 미국 교회음악 작곡가 신디 베리(Cindy Berry)가 작사·작곡한 이 성가는, 노래 실력보다 하나님께 드리는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을 아름다운 선율로 고백합니다.곡 배경과 음악 특징 — 이 곡이 특별한 이유신디 베리(Cindy Berry)는 현대 교회음악 분야에서 섬세한 선율과 풍성한 화성으로 예배의 감동을 표현하는 작곡가입니다. 여기서 화성(Harmony)이란 서로 다른 음이 동시에 울릴 때 만들어지는 어울림을 뜻하는데, 이 곡은 처음의 단순한 반주에서 시작해 후반부로..
예배를 마치고 교회 문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다시 무거워진 경험이 저도 있습니다. 찬양할 때는 분명히 뜨거웠는데, 주차장을 빠져나오기도 전에 월요일 걱정이 먼저 밀려오는 그 감각 말입니다. 조셉 M. 마틴(Joseph M. Martin)의 합창곡 「기쁨으로 나아가라(Go Out in Joy)」는 바로 그 틈새를 정확하게 짚어 주었습니다. 예배 안에서 받은 기쁨을 교회 밖 일상까지 이어가는 것, 이 곡은 그 실천의 출발점을 노래합니다.성경적 기쁨 — 환경이 아니라 신뢰에서 오는 것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오랫동안 기쁨을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삶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많았고, 기쁨은 특별한 날에만 잠깐 허락되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찬양..
찬양대 연습을 하면서 여러 곡을 만났지만, 어떤 곡은 아름다운 선율이 오래 기억에 남고 어떤 곡은 가사 한 줄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저에게 「나 행한 것으로(Not What My Hands Have Done)」는 후자에 가까운 성가입니다. 처음 이 곡을 연습했을 때는 다른 성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정을 맞추고 리듬을 확인하고, 각 파트의 소리를 맞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가사를 따라 부르다가 한 문장에서 마음이 멈췄습니다. “나 행한 모든 것으로 구원을 얻지 못하네.” 이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살아오면서 제가 한 일과 성과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일을 잘하면 인정받고 싶었고, 가정에서도 내가 맡은 역할을 잘..
몇 달 전, 직장에서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칠 만큼 지쳐 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찬양대에서 「생명 주신 주의 사랑(We Share Your Life)」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또 하나의 합창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사 한 줄 한 줄을 곱씹으면서 연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 곡이 단순한 성가가 아니라 제 삶에 던지는 질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필립 컨이 담아낸 곡의 구조와 성경적 배경「생명 주신 주의 사랑(We Share Your Life)」은 미국의 교회음악 작곡가 필립 컨(Philip Kern)이 작사·작곡한 합창곡입니다. 필립 컨을 모르는 분들도 있을 텐데, 그는 성경의 메시지를 선율과 화성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현대 교회음악 작곡가로, 예배 현장에서 오래 사용..
하나님의 손길이 가장 선명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십니까. 제가 직접 겪어보니, 모든 것이 잘 풀릴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주저앉고 싶었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미국의 교회음악 작곡가 모지 리스터(Mosie Lister, 1921~2015)가 쓴 성가 「주님의 손(The Hand of the Lord)」은 그 순간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곡입니다.넘어질 때 잡아주는 손 — 곡의 탄생과 성경적 배경첫 악보를 받아보고 불러보는데 쉬운 멜도디에 가사도 평범한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두번 세번 연습이 거듭 될수록 깊은 감동과 울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은 단순히 "힘내세요"를 반복하는 찬양이 아니라,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하나님의 손이라는 신학적 이미지를 선율 안에 촘촘하게..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하나님을 원망해 본 적 있으신지요. 저는 있습니다. 회사 계약 하나를 위해 한 달을 매달려 기도했다가 결국 실패했을 때, 솔직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찬양대에서 「주는 내게 복을 주시고」를 연습하던 중 첫 가사를 읊조리다가 부끄러워졌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지키고 계셨는데, 저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있었던 겁니다.민수기 6장 아론의 축복 — 이 찬양이 담고 있는 배경「주는 내게 복을 주시고(The Lord Bless You and Keep You)」는 미국의 교회음악 작곡가 Benjamin Harlan이 만든 SATB 합창곡입니다. 여기서 SATB란 소프라노(Soprano), 알토(Alto), 테너(Tenor), 베이스(Bass) 네 파트가 함께 어우러지는 ..
찬양대 연습실에 처음 이 악보가 돌아왔을 때, 저는 솔직히 "또 바흐네"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리를 내어 부르기 시작하자 뭔가 달랐습니다. 300년 전 곡인데, 그 선율이 가슴 어딘가를 건드렸습니다. 「인류의 기쁨이 되시는 예수(Jesu, Joy of Man's Desiring)」는 Johann Sebastian Bach의 칸타타 BWV 147의 마지막 코랄로, 오늘날까지 수많은 예배와 연주회에서 불리는 곡입니다.300년을 살아남은 곡의 탄생 배경이 곡의 정식 제목은 「Jesu, Joy of Man's Desiring」이고, 원래 칸타타(Cantata)의 일부입니다. 칸타타란 독창·합창·기악 반주가 결합된 형태의 교회 음악 장르로, 쉽게 말해 당시 예배를 위해 작곡된 음악극이라고 보면..
화려하지 않은 음악이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존귀하신 구주(Ave Verum Corpus)」를 처음 찬양대에서 연습할 때 그 답을 얻었습니다.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인 1791년에 남긴 이 짧은 성찬 성가는, 단 몇 마디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가슴 깊이 새기게 만드는 곡입니다.죽음을 앞둔 사람이 남긴 가장 평온한 음악 — 탄생배경모차르트가 가장 화려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쓴 곡이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전혀 다른 음악이었을 겁니다. 「Ave Verum Corpus」(K.618)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몇 달 전인 1791년 6월에 작곡한 라틴어 성가입니다. 쾨헬 번호(K.618)는 모차르트 작품 목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분류 번호로, 이 숫자가 높을수록 그의 생애 후반..
느리고 단순한 곡이니까 쉽게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전혀 달랐습니다. John Stainer의 「하나님께서 사랑하셨다」는 기교보다 말씀의 무게를 소리로 담아야 하는 곡입니다. 오라토리오 『The Crucifixion』(1887)의 한 곡이지만, 오늘날에는 본 작품보다 이 합창곡이 더 자주 연주될 만큼 전 세계 교회에서 독립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사순절 특별예배를 앞두고 이 곡을 처음 제대로 연습했을 때, 저는 "쉬운 곡"이라는 선입견이 얼마나 틀렸는지 몸으로 배웠습니다.John Stainer가 이 곡을 이렇게 만든 이유John Stainer(1840~1901)는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교회음악 작곡가이자 세인트폴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였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