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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대에서 오래 섬기다 보면 어느 순간 연습이 그냥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 내 곁에(God Is Ever Near Me)」를 준비하면서 그 무감각이 조금씩 깨졌습니다. 작곡가 Zolene Reissner가 쓴 이 성가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하나님은 지금도 내 곁에 계신다"는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악보를 폈을 때 신선했습니다 — 성가 기본 정보
제목만 보고 웅장하거나 감동적인 대곡을 기대했는데, 악보를 펼치니 Moderato(♩=76~80)로 표시된 차분한 중간 빠르기의 곡이었습니다. 여기서 Moderato란 이탈리아어로 '적당히'를 뜻하는 속도 지시어로, 지나치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숨 고르며 걷는 속도라고 보면 됩니다.
편성은 S.A.T.B. Chorus with Keyboard Accompaniment, 즉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 혼성 4부 합창에 건반 반주가 붙는 구성입니다. 연주 시간은 약 2분 45초로 짧은 편이고, 악보는 Coronet Press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찬양대 레퍼토리를 고를 때 연주 시간이 부담이라면, 이 곡은 그 부분에서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제가 직접 악보를 살펴봤는데, 첫 도입부에서 소프라노와 알토가 유니즌으로 선율을 시작합니다. 유니즌(unison)이란 두 성부가 같은 음정을 동시에 노래하는 기법으로, 마치 한 사람이 홀로 고백하듯 단출하게 시작하는 효과를 냅니다. 처음에는 그게 밋밋하게 느껴졌는데, 반복해서 들을수록 그 단출함이 이 곡의 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곡명: 주님 내 곁에 (God Is Ever Near Me) / 작곡: Zolene Reissner
- 편성: S.A.T.B. Chorus with Keyboard Accompaniment
- 빠르기: Moderato ♩=76~80 / 연주 시간: 약 2분 45초
- 악보 출판: Coronet Press
요약: 웅장함보다 조용한 고백에 가까운 곡으로, 유니즌 도입과 차분한 Moderato 빠르기가 이 성가의 첫인상을 결정짓습니다.
감정이 좋아야 하나님이 가깝다? — 동행의 믿음, 성경적 배경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다"는 말은 뜨거운 예배 분위기나 감동적인 순간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기도가 잘 되는 날, 찬양하다 눈물이 날 때 주님이 가까이 계신 것 같고, 마음이 건조하거나 피곤한 날은 뭔가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곡을 준비하면서 이사야 41장 10절 말씀을 다시 읽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이 구절에서 하나님의 동행은 조건이 없습니다. "네 감정이 좋을 때"라거나 "네가 열심히 기도할 때"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출처: Bible Gateway — 이사야 41:10).
시편 139편 7절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임재(presence), 즉 하나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시는 속성을 도망칠 수 없는 사실로 고백합니다. 여기서 임재란 단순히 '가까이 있음'을 넘어 하나님의 존재 자체가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다는 신학적 개념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마태복음 28장 20절에서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라고 약속하셨습니다(출처: Bible Gateway — 마태복음 28:20).
이 세 구절을 나란히 놓고 보니, 하나님의 동행은 제 컨디션에 달린 게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그 확인이 이 곡을 단순한 성가가 아니라 신앙의 재조정 도구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요약: 하나님의 임재는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으며, 이사야·시편·마태복음이 그 사실을 일관되게 뒷받침합니다.
마음이 무거운 날 반복해서 불렀더니 — 찬양대 연습 중 실제 경험
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이 곡의 효과는 연습 환경과 제 마음 상태에 따라 꽤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종아서 회사 상황도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제품 원료가격은 올라가고 주문도 줄어들고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머리도 복잡하고 마음이 답답하였습니다. 어느 날 직장에서 풀리지 않는 일이 겹치고 가정에서도 신경 쓸 일이 생겨서, 찬양대 연습실에 앉아 있으면서도 머릿속은 딴 곳에 있었습니다. 그냥 음정이나 틀리지 말자, 그 정도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복 연습을 하면서 "주님이 나와 동행하신다"는 가사가 계속 귀에 걸렸습니다.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었고 상황이 달라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잔잔한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가 저의 마음을 조금식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니라, 이미 함께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을 잠깐이나마 받아들였을 때 그렇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찬양은 은혜를 받아야 잘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오히려 마음이 메말라 있을 때 이 곡을 반복해서 부르는 것 자체가 일종의 기도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음악에서 하나의 호흡 단위로 이어지는 선율 덩어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다 보면, 가사의 의미가 어느 순간 음악이 아니라 고백으로 바뀌는 지점이 생깁니다.
그 이후로 제 삶에서 저도 모르게 입으로 고백합니다. "주님, 오늘도 저와 함께해 주세요"라고 먼저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곡이 그 계기가 된 셈입니다.
요약: 마음이 무거운 날 이 곡을 반복해서 부르는 것이 도리어 기도가 되었고, 가사가 고백으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큰 소리보다 진심이 먼저입니다 — 찬양대 연습 포인트
이 곡을 연습하면서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음악에서 소리의 크고 작음을 조절하는 표현 방식입니다. 단순히 볼륨을 올리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가사의 의미에 맞춰 감정의 농도를 조절하다보면 조금 더 진실된 찬양이 됩니다. 이 곡은 강하게 내지르는 클라이맥스보다 부드럽고 진실하게 전달하는 힘이 더 큰 곡입니다.
소프라노와 알토의 유니즌 구간에서는 두 성부의 음정을 정확히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음과 모음의 발음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소리가 두 겹으로 갈라지는 느낌이 납니다. 제가 연습을 하다보니, 이 부분에서 단순히 "음정 맞추기"에 집중할 때보다 "한 사람이 고백하는 것처럼 부르자"는 방향을 제시했을 때 훨씬 빠르게 소리가 모였습니다.
피아노 반주는 찬양을 단순히 받쳐 주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찬양 선율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합니다. 그래서 반주자와 찬양대가 서로 밀고 당기지 않으려면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에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티큘레이션이란 음을 얼마나 끊거나 이어서 처리할지에 관한 연주 방식으로, 성악과 반주가 이 부분을 맞추지 않으면 템포가 흔들리기 쉽습니다. 연습 전에 반주자와 짧게라도 이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 다이나믹·유니즌 발음·아티큘레이션을 반주자와 함께 맞추는 것이 이 곡 연습의 핵심이며, 기술보다 고백의 마음이 먼저입니다.
(본 음원은 충현교회 임마누엘찬양대의 예배 실황녹음입니다. 찬양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첨부하였습니다.)
결론
「주님 내 곁에」를 준비하면서 제가 다시 확인한 것은, 믿음이란 어려움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행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을 붙잡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곡은 그 고백을 화려함 없이, 조용하고 단단하게 담아냈습니다.
찬양대에서 이 곡을 선택할 때,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습 전에 관련 말씀을 함께 읽고, 가사가 어떤 고백인지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작은 준비가 예배 안에서 회중에게 전해지는 무게를 달라지게 합니다.
참고: 출처: J.W. Pepper — www.jwpep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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