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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려주일 찬양 연습을 하다 보면 "이 곡, 부를 때마다 뭔가 마음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는 곡이 있습니다. 저에게 Don Besig의 「호산나 높은 곳에(Now Sing We All Hosanna!)」가 딱 그런 곡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절기 찬양이겠거니 했는데, 연습을 거듭할수록 제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이 곡이 종려주일마다 불리는 이유 — 탄생배경
일반적으로 절기 찬양은 그 시즌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곡은 달랐습니다. 매해 종려주일이 되면 찬양대 악보함에서 가장 먼저 꺼내지는 곡이 바로 이것이었으니까요.
작곡가 Don Besig는 미국 현대 교회음악(Sacred Choral Music) 분야에서 손꼽히는 작곡가입니다. 여기서 Sacred Choral Music이란 예배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될 것을 전제로 쓴 합창 성가를 의미하며, 공연용 클래식과는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기교보다 예배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전문 성악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교회 찬양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저희 찬양대도 처음 이 곡을 받았을 때 악보가 생각보다 접근하기 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호산나 높은 곳에」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종려주일 예배를 위해 작곡된 곡입니다. 도입부는 장엄한 반주와 함께 남성 성부가 먼저 "호산나"를 선포하고, 이어 여성 성부가 합류하면서 웅장한 합창으로 발전하는 구조입니다. 빠르기 지시는 With Majesty(♩=132)로, 처음부터 끝까지 장엄한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악보 출판은 Alfred Music(출처: Alfred Publishing)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북미 교회 합창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산나"는 구원 요청이었다 — 성경적의미
"호산나"가 그냥 기쁨의 환호성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제가 직접 찾아보니 그것과는 조금 결이 달랐습니다. 호산나(Hosanna)는 히브리어 '호시아나(Hoshianna)'에서 유래한 단어로, 원뜻은 "우리를 구원하여 주소서"라는 간절한 탄원입니다. 여기서 호시아나란 시편 118편의 기도 언어에서 온 말로, 왕의 행렬을 맞이하며 구원을 간구하는 백성들의 외침이었습니다. 이후 예수님을 메시아로 맞이하면서 기쁨과 찬양의 의미가 함께 담기게 된 것입니다.
요한복음 12장 13절은 이 장면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무리가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마태복음 21장, 마가복음 11장, 누가복음 19장에서도 동일한 사건이 서술됩니다. 예수님께서 화려한 군마가 아닌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것은 스가랴 9장 9절의 예언,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며 구원을 베풀며 겸손하여 나귀를 타나니"를 직접 성취하신 행위였습니다. 이 메시아닉 예언(Messianic Prophecy)이란 구약 성경에 기록된 예언이 신약에서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가리키며, 성경 전체의 통일성을 보여 주는 핵심 개념입니다(출처: YouVersion Bible).
이 배경을 알고 나서 찬양을 부르는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기쁘다"는 노래가 아니라, 구원을 바라며 왕 앞에 나아가는 고백이라는 걸 알게 되니 "호산나"라는 한 단어가 훨씬 묵직하게 입에서 나왔습니다.
연습실에서 얻은 것, 직장에서 써먹은 것 — 연습포인트
이 곡은 고난도 기교가 없어서 금방 완성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기교가 없는 만큼 기본기의 빈틈이 바로 드러나는 곡이었습니다.
찬양대 지휘자 선생님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포인트는 다이내믹(Dynamic)의 통일이었습니다. 다이내믹이란 소리의 강약을 의미하는 음악 용어로, 단순히 크게 혹은 작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음색의 밀도와 방향감을 함께 조절하는 것을 뜻합니다. 강한 구간에서 소리만 키우면 음정이 무너지고 불협화음이 생깁니다. 실제로 첫 연습 때 저희 파트가 딱 그랬습니다.
연습을 거치며 정리된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첫 "호산나"는 모든 성부가 동일한 박자와 발음으로 시작해야 곡의 장엄함이 살아납니다. 한 파트라도 어긋나면 도입부 전체의 분위기가 흐려집니다.
- 긴 지속음(Sustained Tone)에서는 충분한 복식 호흡으로 음정을 끝까지 유지해야 하며, 마지막 박에서 음정을 내리는 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 "높은 곳에"라는 가사의 프레이즈(Phrase)는 끊어지지 않도록 한 호흡으로 연결해야 자연스럽습니다. 프레이즈란 음악에서 하나의 의미 단위를 이루는 선율의 흐름을 뜻하며, 숨을 잘못 나누면 가사의 의미가 단절됩니다.
- 반주와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전체 앙상블(Ensemble)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합창단 내부 화음이 아무리 좋아도 반주와 따로 놀면 곡의 감동이 반감됩니다.
그런데 이 연습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걸 하나 건졌습니다. 저희 회사는 도시락을 싸와서 다 함께 먹는 문화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식사 후 설거지를 제가 도맡아 하는 게 당연시되어 버렸습니다. 처음엔 좋아서 했지만 나중엔 짜증이 났고, 그러다 보니 밥을 빨리 먹고 먼저 나가버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찬양 연습 중에 "모든 성부가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하나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제 행동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쳤던 사람들처럼, 저도 매일의 자리에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연습실에서 먼저 배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호산나 높은 곳에는 어떤 찬양대 규모에 적합한가요?
A. 일반적으로 대형 찬양대 전용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10인 내외의 중소형 찬양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Don Besig의 편곡 자체가 화려한 기교보다 화성의 균형을 중심에 두고 있어서, 성부별 인원이 적더라도 다이내믹과 발음만 잘 맞추면 웅장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Q. "호산나"의 원래 뜻이 기쁨의 외침이 아닌가요?
A. 기쁨의 환호라고 알려져 있지만, 어원을 따라가면 히브리어 호시아나(Hoshianna), 즉 "우리를 구원하여 주소서"라는 탄원이 원뜻입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장면에서 이 간구가 기쁨의 외침과 결합되면서 두 가지 의미를 함께 갖게 된 것입니다. 이 배경을 알고 부르면 찬양의 무게감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Q. 이 곡 연습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어디인가요?
A. 제 경우엔 기술적 어려움보다 다이내믹 통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강한 구간에서 소리만 키우려는 습관 때문에 음정이 흔들리는 문제가 반복됐고, 이걸 교정하는 데 연습 시간의 절반 이상이 걸렸습니다. 음량보다 음색의 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Q. 종려주일 외에도 이 곡을 쓸 수 있나요?
A. 종려주일 전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활절 직전 고난주간 특별 예배나 왕 되신 예수님을 주제로 하는 찬양 집회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사와 선율의 핵심이 "왕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는 고백"이기 때문에, 절기보다 주제가 맞는 예배라면 어디서든 의미 있게 쓰일 수 있습니다.
결론
「호산나 높은 곳에」를 단순한 절기 찬양으로만 보기엔 이 곡이 담고 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 호산나라는 단어의 무게, 스가랴의 예언이 성취되는 장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음악으로 담아낸 Don Besig의 구조적 선택까지—제가 직접 연습하며 곱씹을수록 이 곡이 왜 매해 찬양대 악보함 맨 앞에 꽂혀 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연주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으면서도 성부 간 화성과 다이내믹을 통해 큰 감동을 전해 주는 곡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소형 교회 찬양대에게도 이 곡을 한 번쯤 직접 불러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예배 안에서 받은 감동이 연습실을 나온 뒤에도 어떤 식으로든 일상 속 태도를 바꿔 놓는다는 걸, 저는 설거지 문제를 통해 엉뚱한 방식으로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