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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찬양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작 하나님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사순절 특별찬양을 준비하면서 연습 일정 조율부터 대원들 간식 챙기기까지 바쁘게 움직이다가, 문득 이 모든 수고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제 이름을 위한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Blessing and Honor)」은 그 물음에 정면으로 답해준 성가였습니다.
성가의 탄생 배경 — 두 사람이 만든 이유 있는 조합
일반적으로 현대 성가(Contemporary Sacred Choral Music)는 작곡가 한 사람이 가사와 음악을 모두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곡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곡은 미국의 교회음악 작곡가 유진 버틀러(Eugene Butler)가, 가사의 뼈대는 19세기 영국 목회자이자 찬송시인 호레이셔스 보나(Horatius Bonar, 1808~1889)의 시에서 가져왔습니다.
호레이셔스 보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로, 평생 복음 전도와 찬송시 집필에 헌신한 인물입니다. 그의 시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Redemptive Work), 즉 인류를 죄에서 되사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성적 언어가 아니라 신학적 고백이 담긴 언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그의 찬송시들은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 교회의 찬송가와 성가집에 실려 있습니다(출처: Hymnary.org).
유진 버틀러는 이 깊은 신앙고백을 현대 합창 형식에 맞게 재해석했습니다. 단순히 멜로디를 얹은 것이 아니라,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 전 성부(SATB, Soprano Alto Tenor Bass)가 각기 다른 음역에서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여기서 SATB란 합창에서 네 성부의 음역을 구분하는 기본 편성 방식을 의미하며, 각 파트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울릴 때 풍성한 화성을 만들어내는 합창 음악의 핵심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파트보를 들고 연습에 참여해 봤는데, 처음엔 각 성부가 따로 노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네 파트가 맞물리는 순간, 소름이 돋을 만큼 웅장한 울림이 생겼습니다. 이게 유진 버틀러가 의도한 효과라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 작사 기반: 호레이셔스 보나의 찬송시 (19세기 스코틀랜드)
- 작곡: 유진 버틀러 (현대 교회음악 작곡가)
- 편성: SATB 혼성 합창 + 반주
- 성격: 요한계시록 5:13 기반의 선포적 예배 성가
예배 경험 — "잘 부르는 것"과 "예배하는 것"은 다릅니다
찬양대가 이 곡을 잘 부르면 예배가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이번 사순절 특별찬양 준비 과정에서 제가 직접 겪어봤더니, 음정과 리듬을 맞추는 기술적 완성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이 곡의 악보에는 첫 음부터 Vigorously, 즉 '힘차게'라는 연주 지시어가 붙어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세게 부르라는 뜻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연습을 거듭할수록 이 지시어가 단순한 음량의 문제가 아니라 '확신의 선포'를 요구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사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은 그냥 노래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이 모든 것의 주인이심을 선포하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이 곡은 요한계시록 5장 13절,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를 음악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출처: YouVersion 성경). 하늘의 예배를 지상의 찬양대가 대신 선포하는 구조입니다. 이걸 알고 나서야 저는 이 곡 앞에서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연습 초반에 저는 제가 파트 리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지, 대원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광은 하나님께, 감사는 삶으로"라는 생각이 마음에 박히면서, 준비하는 모든 과정 자체가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걸 다시 붙잡게 됐습니다. 하나님의 피조물(Created Being)로서, 즉 창조주께 지음받은 존재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태도인데 그걸 잊고 있었던 겁니다.
삶의 적용 — 예배당 밖에서도 이 고백이 유효한가
일반적으로 찬양은 예배 시간에 드리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을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가사가 일상 속으로 따라 들어옵니다.
직장에서 일이 잘 풀리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제 판단이나 노력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이라는 선포가 귀에 맴돌 때는, 이 결과도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의식하게 됩니다. 그게 단지 종교적 습관이 아니라, 내가 피조물임을 기억하는 겸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과 보내는 평범한 저녁 한 끼가 주어진 은혜임을 기억할 때, 사소한 일에도 감사의 말이 더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제 경우엔 이 곡을 연습하면서 그런 감각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다이내믹(Dynamic), 즉 음악에서 소리의 강약 변화를 뜻하는 이 개념이 이 곡에서는 단순한 연주 기법이 아닙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화성이 더 두터워지고 선포가 강해지는 구조는, 삶의 모든 영역을 점점 더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제가 이 곡을 부르며 가장 깊이 새긴 것은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예배는 주일 오전에 시작해서 주일 오전에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자주 묻는 질문
Q.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은 어떤 찬양대 수준에서 부를 수 있나요?
A. 일반적으로 SATB 편성의 현대 성가는 중급 이상의 찬양대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연습해 본 결과, 음정 자체보다 성부 간 균형과 발음의 통일감이 더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초급 찬양대라면 충분한 반복 연습과 파트 분리 훈련을 먼저 거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호레이셔스 보나의 찬송시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A. 호레이셔스 보나의 작품 대부분은 Hymnary.org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영문 원문과 함께 어느 찬송가에 수록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연구 목적으로도 유용합니다. 국내 번역 자료는 신학 도서관이나 교회음악 전문 출판사 자료를 병행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사순절 특별찬양으로 이 곡이 적합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구속 사역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이 곡은 어린양 되신 예수께 드리는 영원한 찬양을 선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고난주간과 부활절로 이어지는 예배 흐름에 신학적으로 잘 맞습니다. 요한계시록 5장의 하늘 예배를 지상에서 재현하는 성격이 사순절 정서와 맞닿아 있습니다.
Q. 악보나 음원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A. 유진 버틀러의 합창 편곡 악보는 Alfred Music 공식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악보 유통사에서도 취급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확한 버전과 편성 확인을 위해서는 원출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찬송과 존귀 힘과 영광(Blessing and Honor)」은 단순히 웅장한 합창곡이 아닙니다. 호레이셔스 보나의 신학적 언어와 유진 버틀러의 음악 구조가 만나, 하나님께만 속한 영광을 선포하는 예배의 도구가 된 작품입니다. 제가 이 곡을 연습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찬양을 잘 부르는 사람보다 찬양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이 더 진한 울림을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곡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요한계시록 5장 13절을 천천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악보를 펴기 전에 이 선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음에 새기는 것이 어떤 기술적 연습보다 이 곡을 더 깊이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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