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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대 연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오늘 제대로 부른 건지' 싶어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있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보라 내 주는 선한 목자」를 반복해서 연습하던 어느 날 밤, 그 가사가 단순한 악보 위의 문장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시편 23편이 담긴 이 예배 합창곡이 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하이든의 음악이 그 말씀을 어떻게 살아 움직이게 하는지 솔직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시편 23편과 하이든, 이 곡은 어디서 왔을까
시편 23편은 다윗이 직접 목동으로 살았던 경험에서 나온 시편입니다. 양이라는 존재가 혼자서는 길을 찾지 못하고 오직 목자의 인도 아래서만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윗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 경험이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는 고백으로 이어진 것이겠지요.
「보라 내 주는 선한 목자」는 이 시편의 메시지를 예배 합창곡(Anthem)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여기서 합창곡(Anthem)이란 예배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회중 찬양의 형식으로, 독창이나 단순 반주와는 달리 여러 성부가 어우러져 하나의 신앙 고백을 만들어 내는 음악 장르를 말합니다. 이 곡에는 고전주의 음악의 거장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의 음악적 어법이 담겨 있습니다.
하이든의 작법 가운데 핵심은 대위법적 성부 진행입니다. 대위법(Counterpoint)이란 둘 이상의 선율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작곡 기법으로, 단순히 "윗 성부가 멜로디를 부르고 나머지는 받쳐 준다"는 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직접 악보를 분석해 봤는데, 각 성부가 독립된 흐름을 가지면서도 어느 순간 하나의 화성으로 모이는 구조가 마치 시편 23편의 서사 흐름과 꼭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님이 요한복음 10장에서 "나는 선한 목자라"고 직접 말씀하신 것을 떠올리면, 이 곡이 구약과 신약의 메시지를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이 곡의 원전 자료는 출처: IMSLP(국제악보도서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고전주의 예배 합창 레퍼토리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 시편 23편: 다윗의 목동 경험이 바탕이 된 신뢰의 고백
- 요한복음 10장: 예수님이 직접 선언하신 "선한 목자" 메시지
- 하이든의 대위법적 성부 진행: 각 성부가 살아 있으면서도 하나로 모이는 구조
- 예배 합창곡(Anthem) 형식: 공동체의 신앙 고백을 음악으로 구현
음악이 말씀을 따라 흐르는 방식,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이 곡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단순한 곡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파트 연습을 거듭할수록 곡의 구성이 단순히 예쁜 선율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곡 전체가 시편 23편의 서사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도입부는 조용하고 차분한 다이내믹(Dynamic)으로 시작합니다. 다이내믹이란 음악에서 소리의 크기와 강약 변화를 조절하는 요소를 말하는데, 이 곡의 도입부는 피아노(p, 여린 소리)에 가까운 음량으로 예배자가 기도하듯 고백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힘주어 부르면 곡 전체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숨을 내보내야 제소리가 납니다.
중반부에 이르면 화성이 눈에 띄게 풍성해지고 성부 간의 움직임도 활발해집니다. 시편 23편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해당하는 구절처럼, 음악이 긴장감을 띠며 변화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두려움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의 임재를 표현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낮은 성부, 즉 베이스(Bass)와 테너(Tenor)의 안정된 진행이 그 역할을 맡습니다.
절정부에서는 포르테(f, 강한 소리)로 모든 성부가 하나의 선포를 향해 나아갑니다. 하이든 특유의 균형감 덕분에 웅장하면서도 경건함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이 절정부를 여러 차례 연습해 보니, 힘으로 밀어붙이는 순간 화음이 깨진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리고 곡은 다시 차분한 코다(Coda)로 마무리됩니다. 코다란 악곡의 끝부분에서 전체를 마무리하는 짧은 종결 구간을 의미하는데, 이 곡의 코다는 화려한 기교 없이 안정된 화음 하나로 끝나면서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여운을 줍니다.
합창단의 음악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출처: Chorus America(미국 합창 협회)에서도 예배 합창에서 다이내믹 조절과 성부 간 균형이 음악적 표현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이 곡이 딱 그 원칙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부를 때 달라지는 것들, 연습에서 예배로
찬양대에서 오랜 시간 섬기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음정과 리듬을 정확히 맞추는 건 기본이고, 가사가 내 것이 되지 않으면 그 곡은 아무리 잘 불러도 공연에 그칩니다. 「보라 내 주는 선한 목자」는 특히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곡이었습니다.
도입부를 연습할 때는 성악적 발성(Vocal Technique)보다 기도하는 태도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발성(Vocal Technique)이란 호흡과 공명을 조절하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술을 말하는데, 이 곡의 도입부는 기술보다 태도가 소리를 결정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마음이 분주한 날 부른 도입부와 기도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른 도입부는 녹음해서 들어봐도 확연히 달랐습니다.
중반부의 성부 균형은 지휘자의 지시를 따르되, 옆 파트의 소리를 귀로 들으며 맞춰 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찬양대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은 단순한 음악 연습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소리를 배려하며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제 경우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드신다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게 솔직한 경험이었습니다.
절정부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힘을 주는 것입니다. 감사와 확신의 감정을 담아 자연스럽게 음량을 키우는 것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다에서는 충분한 호흡과 안정된 음색이 필요합니다. 서두르면 여운이 사라집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왔을 때 '주님이 오늘도 함께하셨다'는 확신을 품을 수 있었던 건, 그 코다의 마지막 화음을 제대로 내보낸 날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연은 아닐 거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라 내 주는 선한 목자」는 어느 수준의 찬양대가 부를 수 있나요?
A. 성부 간 대위법적 진행이 있어 중급 이상의 합창 경험이 있는 찬양대에 적합합니다. 다만 도입부와 코다는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절정부 성부 균형 훈련에 집중한다면 초중급 찬양대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곡입니다.
Q. 하이든이 직접 작곡한 찬양곡인가요?
A. 이 곡은 하이든의 음악적 어법과 스타일이 반영된 예배 합창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원전 자료는 IMSLP 국제악보도서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고전주의 예배 음악 연구에서 하이든의 영향력이 광범위하게 분석되고 있습니다.
Q. 시편 23편 외에 이 곡과 연결되는 성경 본문이 있나요?
A. 요한복음 10장과 함께 묵상하면 이 곡의 메시지가 훨씬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예수님이 "나는 선한 목자라"고 직접 선언하신 본문이기 때문에, 시편 23편의 구약적 고백이 신약의 성취와 이어지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절정부에서 화음이 자꾸 무너지는데 어떻게 연습하면 좋을까요?
A. 힘으로 음량을 키우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각 성부가 자기 소리를 줄이고 옆 파트의 소리를 먼저 듣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제 경험상 포르테 구간일수록 역설적으로 귀를 더 열어야 화음이 살았습니다.
결론
「보라 내 주는 선한 목자」는 연주가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속에 머무는 곡입니다.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하이든의 대위법과 다이내믹 구조 위에, 시편 23편이라는 말씀이 얹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곡을 부를 때마다 '지금 내가 선한 목자를 정말 신뢰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 질문이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반갑다는 게 이 곡이 제게 남긴 가장 솔직한 고백입니다.
찬양대로 섬기는 분들이라면, 이 곡을 단순히 예배 순서의 하나로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가사 하나하나를 삶으로 품고 나왔을 때, 코다의 마지막 화음이 회중의 마음속에 얼마나 깊이 내려앉는지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그 여운을 한 번 느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imslp.org/wiki/Psalms,_Hymns_and_Spiritual_Songs_(Broderip,_John)